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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인사이트 칼럼 Vol. 29] 가장 인상깊었던 다이닝 경험은?

이한별
2021-12-27
조회수 1553

올해 가장 인상깊었던 다이닝 경험은 언제인가요? 


올해 방문했던 식당 중 가장 인상적인 곳 한 곳을 뽑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언급하는 곳이 있습니다. 남영동에 위치한 작은 바비큐 전문점입니다. 숙대입구역 근처에 오래된 시장골목으로 들어가서 “도대체 식당이 어디 있는거야” 할 때 즘이면, 결코 예상할 수 없는 위치에 작은 식당이 나타납니다.

바로 유용욱바베큐연구소 입니다. 현재 예약이 6개월치 밀려 있는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식당 중 한 곳입니다. 미슐랭가이드에 등재된 파인다이닝도 아니고, 티비에 출현하는 유명 스타셰프도 아니고, 인테리어가 화려한 곳도 아닌데,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명이 비추는 조리대, 뚜껑을 열면 연기 자욱한 스모키한 바비큐> / 이미지: 필자 사진

이 곳은 맛있는 바비큐 요리와 함께 어디에서도 접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식사 경험’을 전달합니다. 한끼의 식사과정이 마치 ‘한편의 서사’ 같습니다.
* 사전적으로 식사食事는 음식을 먹는 일을 의미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부차적으로는 문화적 사회적 다양한 목적이 있습니다. 어감상 우리말로 식사라 하면 음식을 먹는 기본적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 같은 반면, 다이닝은 두번째에 언급한 보다 다양한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다이닝 경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직업상의 이유, 사적인 이유 등으로 우리는 포장마차부터 파인다이닝까지 다양한 외식업장을 방문하게 되지만,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다이닝 경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진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저 ‘식사’에 가깝죠. 강의를 진행할 때 개념적으로 가끔 사용하긴 했지만 식사에 경험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쉽게 튀어나오는 용어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유용욱바베큐를 다녀온 이후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었다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자주 합니다.


경험경제 속 소비시장의 변화 

2000년대에 들어서서 경험경제가 도래했습니다. 경험 경제는 과거 서비스 경제에서 진화하여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한 경험을 사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M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제품 중심의 제조유통업에서도 경험 요소가 더욱 크게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의 저서 리테일 4.0에서 매장은 ‘경험하는 장소’가 되고 구매가 방문의 유일한 목적이 아닌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젠틀몬스터의 경험공간 하우스도산> / 이미지: 필자 사진

특색있는 매장 공간으로 유명한 브랜드 젠틀몬스터에서는 매장을 단지 제품을 구입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보고 느끼고 즐기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품 중심이 아닌 서비스 중심의 외식 매장에서는 어떠한 경험 요소가 전달되어야 할까요?

하루는 생면파스타로 유명하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방문하였습니다. 금요일 점심 압구정동 한복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명세에 비해 매장이 1/3도 차지 않아서 의아했습니다. 식사를 해보니 왜 그런지 이해가 갔습니다. 입장해서부터 주문을 받고 음식이 나오고 퇴장하기까기의 모든 과정이 참 건조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효율화를 위해 최소화된 서비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공된 음식들이 다 맛있었고 프로세스상 딱히 실수도 없었고 공간도 고급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마음 따뜻한 친한 친구와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전반에 서려있는 아우라로 인해 차갑고 건조한 느낌의 식사 경험이었습니다.  


하나의 서사같은 다이닝 경험  

대조적으로, 유용욱바베큐연구소에서의 경험은 식당을 찾아가는 순간부터 퇴장까지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하지만 또 동시에 편안합니다.


<이외의 장소에 위치한 식당 공간> / 이미지: 필자사진

처음 이 식당을 방문하게 된 날은 추적추적 비가 오는 어둑한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씨에 요즘 보기 드문 개조되지 않은 낡은 시장골목 안 식당에서 배정받은 자리는 어두운 룸. 날씨 탓인지 약간 답답함이 느껴지면서 처음에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코스가 시작되니 그것도 모두 의도된 기획이라는 것이 파악되면서 그 어두운 룸은 어느새 재미있는 무대가 되고 저는 어느 새 관객이 되어 다이닝 경험에 빠져 들어있었습니다.

유용욱 셰프는 첫 메뉴를 설명할 때부터 “이 장소는 100년이 된, 일제시대때도 있던 곳”라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낡고 허름한 시장골목은 고객에게 갑자기 “역사가 숨쉬는 장소’로 다르게 다가오게 됩니다.

<고객 앞에서 이루어지는 음식준비> / 이미지: 필자사진

메뉴가 차례로 하나하나 서브될 때마다 메뉴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고객 앞에서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고객의 좌석 쪽은 어둡고 준비조리대 쪽은 매우 밝은 말그대로 ‘무대 같은 위치’에서 유용욱 셰프가 직접 간단한 썰기, 분해하기, 플레이팅 등 준비와 메뉴설명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럼 고객은 그걸 보며 기다리는 동안 해당메뉴에 대한 기대감은 상승하게 되면서 저절로 사진을 찍고 있게 됩니다.

<수동으로 직접 내리는 에스프레소> / 이미지: 필자 사진

마지막 디저트의 준비 과정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기계가 내려주는 커피에 익숙한 고객들은 유용욱 셰프가 팔이 떨어져라 힘차게 수동으로 내리는 에스프레소를 지켜보고 맛보게 됩니다. 4번째 잔을 내릴 때쯤이면 셰프님의 팔이 후들거리는 것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편의 서사가 끝이 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경험을 전달하는가?

AI가 세상을 대체한다고 하지만 휴먼터치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대면서비스 업장에서의 경험요소를 다 전달할 수 있을까요? 유용욱바베큐연구소가 특별한 이유는 면밀하게 기획한 코스메뉴의 연출과 함께 하는 유용욱 셰프의 활동입니다.

이론서에서 경험경제를 설명할 때 매장을 무대로 많이 비유합니다. 기존의 서비스 경제에서는 결과변수가 고객만족이었다면 경험경제에서는 고객감동을 목표로 합니다. AI가 깔끔한 만족을 줄 수 있겠지만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유용욱 대표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셰프이자, 그것보다 더 탁월한 점은 매우 유능한 기획자이자 식당이라는 무대 위에서 고객과 함께 호흡한다는 점입니다. 이 식당의 코스가격이면 더 좋은 시설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환대서비스를 받으며 더 쾌적하고 고급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곳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허름한 바비큐 식당일수 있지만, 경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는 특별하고 감동적인 다이닝 경험을 주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행복감을 줄수 있는 다이닝 경험이란> / 이미지: unsplash


연구들에 따르면 물질상품보다 경험상품을 소비할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코로나를 겪은 소비자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시에는 이전보다 더욱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것입니다. 비대면 상품이 아닌 오프라인 외식 공간에서 고객에게 어떻게 더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인가를 면밀히 고민할 때입니다.


참고문헌:
리테일 4.0, 필립코틀러, 더퀘스트
리;스토어, 황지영, 인플루엔셜

#경험공간 #외식경험 #Diningexperience #소비트렌드 #MZ세대 #유용욱바베큐연구소


필자: 남민정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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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비즈니스 2021년 12월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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