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ㅇㅇ’ 이라는 드라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고, 무한도전에서는 ‘토토가’라는 90년대 인기가수들의 무대가 큰 관심을 받는 등 옛 감성이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F&B 산업 곳곳에서도 옛 정취가 느껴지는 식당과 상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압구정 부근에 예쁘게 차려 입은 20대의 고객들이 좌석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한 분식집이 있다. 바로 CNP푸드에서 운영하는 ‘도산분식’이다. 2018년도 오픈 당시에는 개장하기 전 아침부터 대기줄이 길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빛 바랜 붉은색의 옛스러운 꽃무늬 마크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필자가 초등학교 때나 보던 투박한 녹색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을 담아주고, 내가 어릴 때 먹던 유리로 된 훼미리주스병에 보리차가 담겨있다.
까마득히 어릴 때 보던 물건들을 강남 가로수길 한복판에서 보니 참 반갑고 재미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매장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이러한 물건들이 익숙한 중년층이 아닌 20대 ~ 30대 초반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녹색 플라스틱 그릇과 훼미리쥬스병을 어릴 때 보았을까?
이제는 어느덧 ‘옛날 사람’으로 분류되는 나에게, 이러한 옛날 컨셉과 복고풍이 반갑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70년~80년대를 경험하지 않은 20대 소비자들이 이러한 옛 감성의 상품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뉴트로(newtro) 에 열광한다. 이들에게 뉴트로는 핫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레트로와 뉴트로의 차이는 무엇일까? 레트로가 중장년층이 과거 그대로를 그리워하는 향수에 근거한 것이 레트로라면, 옛 것을 새로이 한다는 선조들의 말처럼 복고를 요즘 감성에 맞게 새롭게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뉴트로이다.
어릴 적 기억이 주는 푸근함, 유엔가든과 세광양대창
도산분식이 20대를 저격한 뉴트로 식당이라면, 30-40대를 저격한 뉴트로 식당들도 인기다. 금요일, 토요일에는 예약 없이는 좀처럼 앉기 힘든 고기집이 있다. 상호명은 ‘유엔가든’. 오랜만에 들어보는 ‘가든’이다. 가든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옛 정서가 묻어난다. 옛날식 아치형의 간판, 옛날 강북 어느 동네에 있을 법한 주택의 마당형 입구, 오래된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내부시설까지, 식당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실제로 방문하여서도, 딱 응답하라 7080이다.
사진: 유엔가든 전경
몇 십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을 것 같은 유엔가든은 사실 옛날 식당 모습을 ‘재현’한 뉴트로 고기집이다. 불과 몇 해 전에 오픈한 새로운 식당으로써, 유엔가든의 창업자는 한남동에서 부첼리하우스라는 세련된 프리미엄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30대의 대표이다. 옛모습을 재현해 내기 위해 인테리어를 몇 번이나 수정하고 자재를 교체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유엔가든의 주요 고객층은 30대~40대로써, 도산분식의 타깃층과는 다르게 어릴 적 언젠가 ‘00가든’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을 방문했을 법한 연령대이다.
그런가 하면, 정말 70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더욱 철저하게 옛날을 구현한 식당이 있다. 교대이층집으로 유명한 세광그린푸드의 ‘세광양대창’이다. 빛바랜 누런 간판, 무심한 듯 발라진 도배지, 끝이 마모되어 있는 테이블, 의자에 숨어있는 담배빵까지…. 정말 내가 어릴 때나 보던 식당의 모습 그대로이다. 교대역 근처에 있는 이 식당에 입장하기 위해 젊은 연령층의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옛날 컨셉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뉴트로의 도산분식 사례와는 다르게, 이 곳은 이 식당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 그냥 수십년 된 오래된 식당 같다.
초현실주의. 진짜 옛날을 구현해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영화감독팀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
진짜 옛날같이 구현되지 않으면 뜯어내고 다시 만듭니다. 담배빵이 너무 여러개 드러나면 어색하겠죠.
그래서 있는 없는 듯 숨어 있습니다
세광양대창을 만든 세광그린푸드의 김슬기 대표의 이야기이다.
나는 옥의 티를 찾듯이 현대적인 구석을 찾아내려고 열심히 둘러봤지만 발견하기 어려웠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 오픈한지 갓 한달 정도 된 따끈따끈한 신상 식당이었지만, 완벽히 70년대같았던 그 식당 안에서 20-30대의 젊은 소비자들과 종업원들이 함께 뿜어내는 왁자지껄한 에너지는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낡은 곳을, 그 시대의 향수가 없는 20대의 고객들이, 대체 왜 선호하는 것일까?
세광양대창에 줄을 선 젊은 고객들 / 출처 남민정 대표
누군가에게는 새롭고 재미난, 누군가에는 추억 돋는 뉴트로,
뉴트로는 New(새로움)와 Retro(복고)를 합친 신조어로써, 복고를 새로운 방법으로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패션에서 시작한 뉴트로의 열풍은 F&B, 영화, 유통 등 여러 산업들에서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왜 소비자들은 뉴트로와 레트로에 열광할까? 익숙함(레트로) 속의 새로움(뉴)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 얘기했던 펀컨셉은 뉴트로와 유사한 니즈에 기반하고 있다. 새롭고 재미난 것에 대한 니즈이다. 7080시대의 옛 것, 즉, 복고가 중장년층에게 익숙하고 친밀한 것이라면, 10-20대에게는 오히려 ‘새롭고 재미난’ 대상인 것이다.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은 왜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할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적정한 자극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루해져서 티비 채널을 돌리고, 새로운 상품을 사고,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가는 등 이 모든 행동들은 적절한 자극을 받기 위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연적인 욕구, 즉 ‘신기성 욕구 novelty seeking’ 때문이다. 신기성은 친숙함 혹은 지루함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써, 호기심이라는 인간 내면의 강력한 힘을 자극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런데 모순적인 것이, 인간은 이처럼 새로운 걸 원하면서 또 동시에 익숙한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마냥 친숙하면 재미없어 하는 반면, 너무 새롭기만 하면 피하게 된다. 참 모순적이지 않은가.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이러한 본성은 우리의 모든 소비생활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신기성과 친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상을 사회학자 Cohen과 Avieli는 잡식성 파라독스 (Omnivore’s Paradox)라고 정의하였다.
뉴트로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잡식성 패러독스를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마냥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냥 익숙한 것도 아닌,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익숙한 것이 주는 편안함이 분명 있다. 우리가 낯선 여행지에 갔을 때 익숙한 대상을 만났을 때의 푸근함! (오지에서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체인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이 이에 해당된다) Cohen과 Avieli는 그 친숙함을 환경적인 버블 environmental bubble이라고 표현하였다.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있고 날카롭고 차가운 디지털 세상, 하루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레트로 상품들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줌과 동시에 왠지 모를 따스한 매력까지도 품고 있다.
뉴트로의 인기는 바로 잡식성 파라독스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원적인 모순성을 해결해주는 데서 비롯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70년대의 복고 상품은 분명 그들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긴 하지만, 반면 2020년 미래형의 새로운 테크 기반 상품들과는 다른 친숙함이 있다. 그리고, 3040세대에게는 익숙한 옛 것이나 요즘 시대에 맞게 ‘새롭게 리뉴얼 된 옛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미래화되는 요즘, 뉴트로 상품들은 왠지 모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버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성있는 뉴트로 혹은 레트로인가?
지속가능한 뉴트로 상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옛 것을 어설프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다. 옛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려서 새로운 듯 익숙하고, 친숙한 듯 신기함을 동시에 구현해내는 데에 있다. 즉, 진정성 있게 과거를 경험하게 해주는 데에 있다. 진정성은 식당을 방문하고 식사를 해보면 고객들이 바로 느낀다. 물론, F&B 산업의 베이스인 맛과 서비스의 기본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다.
필자 남민정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출처:
• Cohen, E. & Avieli N., 「Food in tourism: attraction and impediment」, Annals of Tourism (2004)
• Zeng, G., Go, F., & Vries, H. J., 「Paradox of authenticity versus standardization: expansion strategies of restaurant groups in China」, 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 (2012)
"2019.12.05.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
‘응답하라 19ㅇㅇ’ 이라는 드라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고, 무한도전에서는 ‘토토가’라는 90년대 인기가수들의 무대가 큰 관심을 받는 등 옛 감성이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F&B 산업 곳곳에서도 옛 정취가 느껴지는 식당과 상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압구정 부근에 예쁘게 차려 입은 20대의 고객들이 좌석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한 분식집이 있다. 바로 CNP푸드에서 운영하는 ‘도산분식’이다. 2018년도 오픈 당시에는 개장하기 전 아침부터 대기줄이 길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빛 바랜 붉은색의 옛스러운 꽃무늬 마크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필자가 초등학교 때나 보던 투박한 녹색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을 담아주고, 내가 어릴 때 먹던 유리로 된 훼미리주스병에 보리차가 담겨있다.
까마득히 어릴 때 보던 물건들을 강남 가로수길 한복판에서 보니 참 반갑고 재미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매장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이러한 물건들이 익숙한 중년층이 아닌 20대 ~ 30대 초반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녹색 플라스틱 그릇과 훼미리쥬스병을 어릴 때 보았을까?
이제는 어느덧 ‘옛날 사람’으로 분류되는 나에게, 이러한 옛날 컨셉과 복고풍이 반갑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70년~80년대를 경험하지 않은 20대 소비자들이 이러한 옛 감성의 상품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뉴트로(newtro) 에 열광한다. 이들에게 뉴트로는 핫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레트로와 뉴트로의 차이는 무엇일까? 레트로가 중장년층이 과거 그대로를 그리워하는 향수에 근거한 것이 레트로라면, 옛 것을 새로이 한다는 선조들의 말처럼 복고를 요즘 감성에 맞게 새롭게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뉴트로이다.
도산분식이 20대를 저격한 뉴트로 식당이라면, 30-40대를 저격한 뉴트로 식당들도 인기다. 금요일, 토요일에는 예약 없이는 좀처럼 앉기 힘든 고기집이 있다. 상호명은 ‘유엔가든’. 오랜만에 들어보는 ‘가든’이다. 가든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옛 정서가 묻어난다. 옛날식 아치형의 간판, 옛날 강북 어느 동네에 있을 법한 주택의 마당형 입구, 오래된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내부시설까지, 식당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실제로 방문하여서도, 딱 응답하라 7080이다.
사진: 유엔가든 전경
몇 십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을 것 같은 유엔가든은 사실 옛날 식당 모습을 ‘재현’한 뉴트로 고기집이다. 불과 몇 해 전에 오픈한 새로운 식당으로써, 유엔가든의 창업자는 한남동에서 부첼리하우스라는 세련된 프리미엄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30대의 대표이다. 옛모습을 재현해 내기 위해 인테리어를 몇 번이나 수정하고 자재를 교체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유엔가든의 주요 고객층은 30대~40대로써, 도산분식의 타깃층과는 다르게 어릴 적 언젠가 ‘00가든’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을 방문했을 법한 연령대이다.
그런가 하면, 정말 70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더욱 철저하게 옛날을 구현한 식당이 있다. 교대이층집으로 유명한 세광그린푸드의 ‘세광양대창’이다. 빛바랜 누런 간판, 무심한 듯 발라진 도배지, 끝이 마모되어 있는 테이블, 의자에 숨어있는 담배빵까지…. 정말 내가 어릴 때나 보던 식당의 모습 그대로이다. 교대역 근처에 있는 이 식당에 입장하기 위해 젊은 연령층의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옛날 컨셉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뉴트로의 도산분식 사례와는 다르게, 이 곳은 이 식당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 그냥 수십년 된 오래된 식당 같다.
세광양대창을 만든 세광그린푸드의 김슬기 대표의 이야기이다.
나는 옥의 티를 찾듯이 현대적인 구석을 찾아내려고 열심히 둘러봤지만 발견하기 어려웠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 오픈한지 갓 한달 정도 된 따끈따끈한 신상 식당이었지만, 완벽히 70년대같았던 그 식당 안에서 20-30대의 젊은 소비자들과 종업원들이 함께 뿜어내는 왁자지껄한 에너지는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낡은 곳을, 그 시대의 향수가 없는 20대의 고객들이, 대체 왜 선호하는 것일까?
세광양대창에 줄을 선 젊은 고객들 / 출처 남민정 대표
뉴트로는 New(새로움)와 Retro(복고)를 합친 신조어로써, 복고를 새로운 방법으로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패션에서 시작한 뉴트로의 열풍은 F&B, 영화, 유통 등 여러 산업들에서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왜 소비자들은 뉴트로와 레트로에 열광할까? 익숙함(레트로) 속의 새로움(뉴)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 얘기했던 펀컨셉은 뉴트로와 유사한 니즈에 기반하고 있다. 새롭고 재미난 것에 대한 니즈이다. 7080시대의 옛 것, 즉, 복고가 중장년층에게 익숙하고 친밀한 것이라면, 10-20대에게는 오히려 ‘새롭고 재미난’ 대상인 것이다.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은 왜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할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적정한 자극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루해져서 티비 채널을 돌리고, 새로운 상품을 사고,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가는 등 이 모든 행동들은 적절한 자극을 받기 위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연적인 욕구, 즉 ‘신기성 욕구 novelty seeking’ 때문이다. 신기성은 친숙함 혹은 지루함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써, 호기심이라는 인간 내면의 강력한 힘을 자극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런데 모순적인 것이, 인간은 이처럼 새로운 걸 원하면서 또 동시에 익숙한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마냥 친숙하면 재미없어 하는 반면, 너무 새롭기만 하면 피하게 된다. 참 모순적이지 않은가.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이러한 본성은 우리의 모든 소비생활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신기성과 친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상을 사회학자 Cohen과 Avieli는 잡식성 파라독스 (Omnivore’s Paradox)라고 정의하였다.
뉴트로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잡식성 패러독스를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마냥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냥 익숙한 것도 아닌,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익숙한 것이 주는 편안함이 분명 있다. 우리가 낯선 여행지에 갔을 때 익숙한 대상을 만났을 때의 푸근함! (오지에서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체인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이 이에 해당된다) Cohen과 Avieli는 그 친숙함을 환경적인 버블 environmental bubble이라고 표현하였다.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있고 날카롭고 차가운 디지털 세상, 하루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레트로 상품들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줌과 동시에 왠지 모를 따스한 매력까지도 품고 있다.
뉴트로의 인기는 바로 잡식성 파라독스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원적인 모순성을 해결해주는 데서 비롯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70년대의 복고 상품은 분명 그들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긴 하지만, 반면 2020년 미래형의 새로운 테크 기반 상품들과는 다른 친숙함이 있다. 그리고, 3040세대에게는 익숙한 옛 것이나 요즘 시대에 맞게 ‘새롭게 리뉴얼 된 옛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미래화되는 요즘, 뉴트로 상품들은 왠지 모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버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뉴트로 상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옛 것을 어설프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다. 옛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려서 새로운 듯 익숙하고, 친숙한 듯 신기함을 동시에 구현해내는 데에 있다. 즉, 진정성 있게 과거를 경험하게 해주는 데에 있다. 진정성은 식당을 방문하고 식사를 해보면 고객들이 바로 느낀다. 물론, F&B 산업의 베이스인 맛과 서비스의 기본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다.
출처:
• Cohen, E. & Avieli N., 「Food in tourism: attraction and impediment」, Annals of Tourism (2004)
• Zeng, G., Go, F., & Vries, H. J., 「Paradox of authenticity versus standardization: expansion strategies of restaurant groups in China」, 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 (2012)
"2019.12.05.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