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러라는 용어가 있다. 컨셉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직관적인 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헐거운 컨셉에 빠르게 반응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고 이상적인 이해보다는 감성적인 공감을 선호한다.” 트렌드코리아에서 언급한 MZ 세대의 특징이다.
결국 컨셉러의 이러한 특성은 1020세대의 특성과 유사하다. 요즘 1020세대 소비자들은 하나의 콘텐츠에 길게 집중하지 못하고 떠다닌다고 하여 ‘플로팅 세대’라고 한다. 책보다는 모바일이 편하고 TV보다는 유투브에 익숙한 세대로써, 깊게 생각해야 하고 깊게 들어가야 하는 컨텐츠보다는 즉각적인 반응을 줄 수 있는 컨셉을 선호한다. 기존의 15초짜리 광고에서 벗어난 6초, 3초짜리 짧은 광고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즉각적인 자극을 주기에 좋은 컨셉은 대체 어떤 것일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재미입니다. 재미있는 컨셉, 펀셉 Funcept이라고도 표현된다. 다음소프트에서 진행한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먹다’와 연관된 감성 단어 중에 ‘재미있다’는 2016년 41위였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37위로 상승하였다. 이는 먹는 행위에서 맛있다, 좋다, 즐기다, 신나다 등과 함께 재미라는 니즈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CU 인스타그램)
유통에서 활발한 야민정음과 급식체를 활용한 신조어 마케팅이 재미 니즈를 공략한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CU 편의점은 ‘ㅇㄱㄹㅇㅂㅂㅂㄱ’, ‘ㅇㅈㅇㅇㅈ’ 과 같은 급식체* 그대로를 상품명으로 사용하여 1020 세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CU의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를 했다. 이처럼 재미를 공략한 마케팅이 여러 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괄도네넴띤의 정체, 맛 이전에 패키지가 이끄는 호기심
2019년 2월, 괄도네넴띤이라는 라면이 출시되었다. 얼핏 보면 외국어 같기도 한 당시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브랜드였다. 그런데 그 정체는 바로 우리가 수십년 알고 지내던 팔도 비빔면이었다.
(출처 : 팔도 인스타그램)
네넴띤은 팔도가 비빔면 35주년을 기념하여 5배 맵게 출시한 한정판 라면이다. 왜 팔도는 ‘35주년 한정판 비빔면’이 아니라 ‘괄도네넴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놓았을까? 왜 오랫동안 잘 판매되던 라면의 브랜드와 패키지를 알쏭달쏭하게 변경하였을까? 몇 주년 기념 상품이라고 할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것과는 접근이 많이 달라 보인다.
괄도네넴띤은 야민정음으로 표기한 것으로써, 알쏭달쏭한 이름과 한층 더 매워진 맛으로 기존 비빔면과는 다른 새로움과 재미를 덧입혔다. 괄도네넴띤으로 새로워진 이름과 패키지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냄에 따라, 1000만개가 완판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괄도네넴띤은 원래는 35년 한정판이었으나, ‘팔도비빔면 매운맛’으로 정식 출시되게 되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종류의 매운 맛 라면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좀 더 매운 맛의 비빔면”이라는 변화로 과연 이 정도의 주목과 완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네넴띤의 성공은, 네넴띤과 같은 언어유희를 활용한 네이밍을 통해 구매해서 먹어봐야만 알 수 있는 ‘음식의 맛’이나 ‘조리된 이미지’을 앞세우기 이전에, 패키지만으로도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음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왜 오디맛 우유를 왜 구매할까? 재미로 마시는 우유
(출처 : 인스타그램)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는 맛으로 재미를 제공한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를 대표하던 통통한 용기를 그대로 사용하되, 오디맛, 귤맛, 리치피치 등 세상에 없던 파격적인 맛들의 우유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팔도의 네넴띰이 맛은 평범하게 가되 새로운 네이밍과 패키지로 승부를 던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빙그레는 패키지는 그대로 가되 세상에 없던 특이한 맛의 우유로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빙또선, ‘빙그레가 또 선을 넘었다’라는 파격적인 맛의 우유를 의미하는 신조어까지 생성하였다.
소비자들은 왜 오디맛 우유를 왜 구매할까?
전통적인 욕구이론으로 유명한 매슬로우의 피라미드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하위 욕구는 생리적 욕구이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오디맛 우유나 리치피치 우유를 선택할까? 7~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라면 우유 급식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는 경제적인 이유로 삼시세끼를 영양학적으로 풍부하게 먹기 힘들었던 시기로써, 초등학생의 영양학적 보충, 즉 생리적인 니즈를 채워 주기 위해 하얀 우유를 전 학생이 의무적으로 먹었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맛없게 느껴졌던 흰 우유를 몰래 버리기도 하고, 어쩌다 초코우유가 특별히 배급되는 날이면 신나서 탈탈 털어마셨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출처 : DBR)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가 생성되는 매슬로우의 수직적인 니즈 외에도, 성취, 독립, 과시, 인정, 지배, 의존, 성욕, 자극, 기분전환, 새로움, 이해, 일관성 등 다양한 수평적 니즈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과거 영양학적 보충을 위해 마시던 흰 우유에 대비하여,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는 분명 다른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상품이다. 현재의 1020세대는 영양학적 이유만으로 우유를 마시진 않을 것이다. (다이어트 목적이나 학원시간에 쫓겨 끼니를 대체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GDP 3만불 시대에서 우유는 더 이상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음식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음료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제 MZ세대(밀레니엄 세대 + Z세대)의 소비자들은 음식과 재미를 결함하여 생각한다. 음식에서 자꾸 재미를 찾으려 한다.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음식과 연관 되는 단어에서 ‘재미’의 순위가 매해 상승하고 있다. MZ세대 소비자들은 새롭고 신기한 맛의 우유를 구매하고 마심으로써,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니즈도 충족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랜 동안 접해왔던 초코, 딸기, 바나나 외에 다양한 맛의 우유가 시장에 나오는 것은 라면이 다양화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필자 :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남민정 박사
참고문헌: 2020 트렌드 노트(북스톤), 트렌드 코리아 2019 (미래의 창)
"2019.11.28.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
컨셉러라는 용어가 있다. 컨셉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직관적인 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헐거운 컨셉에 빠르게 반응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고 이상적인 이해보다는 감성적인 공감을 선호한다.” 트렌드코리아에서 언급한 MZ 세대의 특징이다.
결국 컨셉러의 이러한 특성은 1020세대의 특성과 유사하다. 요즘 1020세대 소비자들은 하나의 콘텐츠에 길게 집중하지 못하고 떠다닌다고 하여 ‘플로팅 세대’라고 한다. 책보다는 모바일이 편하고 TV보다는 유투브에 익숙한 세대로써, 깊게 생각해야 하고 깊게 들어가야 하는 컨텐츠보다는 즉각적인 반응을 줄 수 있는 컨셉을 선호한다. 기존의 15초짜리 광고에서 벗어난 6초, 3초짜리 짧은 광고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즉각적인 자극을 주기에 좋은 컨셉은 대체 어떤 것일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재미입니다. 재미있는 컨셉, 펀셉 Funcept이라고도 표현된다. 다음소프트에서 진행한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먹다’와 연관된 감성 단어 중에 ‘재미있다’는 2016년 41위였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37위로 상승하였다. 이는 먹는 행위에서 맛있다, 좋다, 즐기다, 신나다 등과 함께 재미라는 니즈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CU 인스타그램)
유통에서 활발한 야민정음과 급식체를 활용한 신조어 마케팅이 재미 니즈를 공략한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CU 편의점은 ‘ㅇㄱㄹㅇㅂㅂㅂㄱ’, ‘ㅇㅈㅇㅇㅈ’ 과 같은 급식체* 그대로를 상품명으로 사용하여 1020 세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CU의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를 했다. 이처럼 재미를 공략한 마케팅이 여러 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19년 2월, 괄도네넴띤이라는 라면이 출시되었다. 얼핏 보면 외국어 같기도 한 당시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브랜드였다. 그런데 그 정체는 바로 우리가 수십년 알고 지내던 팔도 비빔면이었다.
(출처 : 팔도 인스타그램)
네넴띤은 팔도가 비빔면 35주년을 기념하여 5배 맵게 출시한 한정판 라면이다. 왜 팔도는 ‘35주년 한정판 비빔면’이 아니라 ‘괄도네넴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놓았을까? 왜 오랫동안 잘 판매되던 라면의 브랜드와 패키지를 알쏭달쏭하게 변경하였을까? 몇 주년 기념 상품이라고 할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것과는 접근이 많이 달라 보인다.
괄도네넴띤은 야민정음으로 표기한 것으로써, 알쏭달쏭한 이름과 한층 더 매워진 맛으로 기존 비빔면과는 다른 새로움과 재미를 덧입혔다. 괄도네넴띤으로 새로워진 이름과 패키지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냄에 따라, 1000만개가 완판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괄도네넴띤은 원래는 35년 한정판이었으나, ‘팔도비빔면 매운맛’으로 정식 출시되게 되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종류의 매운 맛 라면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좀 더 매운 맛의 비빔면”이라는 변화로 과연 이 정도의 주목과 완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네넴띤의 성공은, 네넴띤과 같은 언어유희를 활용한 네이밍을 통해 구매해서 먹어봐야만 알 수 있는 ‘음식의 맛’이나 ‘조리된 이미지’을 앞세우기 이전에, 패키지만으로도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음 보여준다.
(출처 : 인스타그램)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는 맛으로 재미를 제공한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를 대표하던 통통한 용기를 그대로 사용하되, 오디맛, 귤맛, 리치피치 등 세상에 없던 파격적인 맛들의 우유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팔도의 네넴띰이 맛은 평범하게 가되 새로운 네이밍과 패키지로 승부를 던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빙그레는 패키지는 그대로 가되 세상에 없던 특이한 맛의 우유로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빙또선, ‘빙그레가 또 선을 넘었다’라는 파격적인 맛의 우유를 의미하는 신조어까지 생성하였다.
전통적인 욕구이론으로 유명한 매슬로우의 피라미드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하위 욕구는 생리적 욕구이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오디맛 우유나 리치피치 우유를 선택할까? 7~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라면 우유 급식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는 경제적인 이유로 삼시세끼를 영양학적으로 풍부하게 먹기 힘들었던 시기로써, 초등학생의 영양학적 보충, 즉 생리적인 니즈를 채워 주기 위해 하얀 우유를 전 학생이 의무적으로 먹었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맛없게 느껴졌던 흰 우유를 몰래 버리기도 하고, 어쩌다 초코우유가 특별히 배급되는 날이면 신나서 탈탈 털어마셨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출처 : DBR)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가 생성되는 매슬로우의 수직적인 니즈 외에도, 성취, 독립, 과시, 인정, 지배, 의존, 성욕, 자극, 기분전환, 새로움, 이해, 일관성 등 다양한 수평적 니즈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과거 영양학적 보충을 위해 마시던 흰 우유에 대비하여,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는 분명 다른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상품이다. 현재의 1020세대는 영양학적 이유만으로 우유를 마시진 않을 것이다. (다이어트 목적이나 학원시간에 쫓겨 끼니를 대체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GDP 3만불 시대에서 우유는 더 이상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음식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음료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제 MZ세대(밀레니엄 세대 + Z세대)의 소비자들은 음식과 재미를 결함하여 생각한다. 음식에서 자꾸 재미를 찾으려 한다.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음식과 연관 되는 단어에서 ‘재미’의 순위가 매해 상승하고 있다. MZ세대 소비자들은 새롭고 신기한 맛의 우유를 구매하고 마심으로써,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니즈도 충족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랜 동안 접해왔던 초코, 딸기, 바나나 외에 다양한 맛의 우유가 시장에 나오는 것은 라면이 다양화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필자 :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남민정 박사
참고문헌: 2020 트렌드 노트(북스톤), 트렌드 코리아 2019 (미래의 창)
"2019.11.28.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