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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푸드 인사이트 칼럼 Vol.5] 한식당은 마냥 친숙하기만 한 '밥집'이어야만 할까요?

관리자
2020-01-09
조회수 2749

한식당 시장의 변화 ① 한식당은 마냥 친숙하기만 밥집이어야만 할까요?

우리나라 음식 한식. 국내 외식시장에서 한식은 그 오랜 세월에 비해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시장이었다. 집에서 늘 먹는 너무나 익숙한 자국민의 음식이었기에 다른 외식시장보다 오히려 변화가 더디었던 것 같다. 그러나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고 한식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한식 시장도 예전과는 달리진 모습을 보인다. 한식의 세계화와 외식산업의 고도화와 맞물려 1900년대 태동 이후 지금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은 한식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후다닥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나 집에서 밥하기가 번거로울 때, 집에서 고기를 지글지글 구워 먹기는 번거로워 밖에 나갈 때처럼 주로 실용적인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한식당을 찾았다. 그렇기에 한식당은 분식집, 백반집, 고기구이집 등에 국한 돼 있었다.


즐거움을 위한 식사


소비자심리학에서 상품의 소비 동기는 기본적으로 실용성과 쾌락성으로 나뉜다. 배고픔 해결과 같은 실용적인 목적 또는 즐거움과 같은 쾌락적인 목적에 따라 소비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외식시장에서 한식은 오랫동안 전자의 실용적인 소비 목적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한류 열풍이 거세지는 등의 요인으로 한식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즐거움을 위해서 한식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품서울의 메뉴 게살잣수란>  출처_올리브 매거진 코리아 


이러한 변화는 한식 외식시장의 밑그림을 바꿔 놓았다. 이제 한식당은 파인다이닝, 바, 오마카세 등 다양한 업종과 업태를 넘나들며 다양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식 고기구이집만 해도, 과거에 단순히 가격 이외에는 시장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획일화된 형태였다면, 지금은 ① 투뿔등심이나 한와담처럼 모던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와인과 함께 고기를 구워 즐기는 모던한 고기집, ② 본앤브레드처럼 한우를 중심으로 개인화된 체험을 제공하는 한우 오마카세, ③ 세광양대창이나 유엔가든과 같은 70년대 레트로컨셉의 구이집 (* 이전 글 참고) 등 서로 전혀 다른 컨셉과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상이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국내 한식당의 가치는 무엇일까?

가치(Value) 라는 개념은 이론적으로 하나의 수학 공식이다. 내가 들인 비용 (돈, 시간, 이동거리 등) 대비 혜택 (맛, 분위기, 아름다움 등)의 결과값이 바로 가치이다.

<가치의 공식>  출처_Publy


과거의 한식은 가격이 싸고 나쁘지 않은 분모(낮은 비용) 중심의 상품이었다면, 현재의 한식은 단순히 가격보다는 분자인 혜택이 중요하다.

요즘 고객들은 한식당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차별화 된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식을 통해서 느끼는 혜택이란 무궁무진하다. 과거부터 고가의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이나 고급 일식당들은 귀하고 품질 높은 식재료, 고난이도의 조리기술을 통한 음식 맛의 차별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아름다운 플레이팅, 차별화된 서비스, 안락하고 청결한 화장실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전세계 소비자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게끔 하였다.

<가치 구조의 변화>  출처_Publy


이제, 한식 파인다이닝 시장도 그러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에 한식당 시장은 5성급 호텔 식당이나 고급 한우구이집 등 일부의 고가 식당 그리고 대부분은 1만원 내외의 저렴한 식당들로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었다. 소비자들은 2~3만원짜리 파스타를 주문하는 것은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한식에는 좀처럼 많은 돈을 쓰지 않으려 했었다. 한식 메뉴가 하나에 만원을 넘으면 ‘비싸다’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러던 소비자들도 이제 자신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한식당이라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한다. 냉면 한 그릇에 만 오천원을 지불하고,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 코스에는 수십만원 상당의 금액을 지출하기도 한다.

가온과 비채나를 이끄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은 2015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더디게 발전하는 한식당의 현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일본은 세계인의 입맛을 자국 음식에 길들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우리는 비싼 한식이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인식과 함께 오히려 맛과 가격을 획일화시키며 세계화에 역행하고 있다. 일본은 값싼 주먹밥에 지나지 않았던 초밥(스시)을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생선 부위별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고 가치를 불어넣는 노력 끝에 세계 유명호텔에서 즐기는 비싼 글로벌 음식으로 만들어놓았다.”

<한식 파인다이닝 비채나>  출처_비채나 홈페이지


조 회장의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해소됐다. 품서울의 제철 재료를 이용한 고급스러운 한식과 세련된 담음새, 라연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브랜드 가치, 비채나의 정갈한 음식과 서울 전체를 아우르는 전경 등, 여러 고급 한식당은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며 파인다이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술랭 3스타 가온은 각 지역의 귀한 식재료에 기반한 품격 있는 코스와 고급스러운 구성하여 음식 값이 30만 원에 달하고, 본앤브레드는 테이블 당 200만 원을 호가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값어치 하는 서비스에 대해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이다.


한식당이 고민해야 할 방향: 분자 마케팅

미슐랭가이드 서울에서 한식당이 높은 비율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전체 한식 시장으로 보면 소수에 불과한 파이다이닝들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한식당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밥집’들이다. 한식당 시장의 성숙과 고도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식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국민음식이기에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지만, 사실은 국민 누구나 전문가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참 어려운 시장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대중 한식당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과거보다 외식고객들의 니즈는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인건비와 재료비 때문에 계속 부가적인 혜택은 생각지도 못하고 분모 중심의 저가를 내세우는 게 정답일까?


<늘 만석을 이루는 쾌적한 분위기의 떡볶이집 빌라드스파이시>  출처_인사이트플랫폼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니즈는 진화하고 있다. 분식과 같은 저렴한 업종에서도 몇천원을 더 내더라도 쾌적하고 세련된 곳을 찾고, 재미있는 컨셉과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한다. 2020년이다. 그렇지 못한 곳은 점차 외면 받게 된다. 결국, 해답은 서두에 설명한 ‘분자 마케팅’에 있다.

<세심한 서비스의 구이식당 세광양대창>  출처_인사이트플랫폼 


한식당은 더이상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사장소가 아니다. 맛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분위기, 심미성, 재미, 세심한 서비스 등 고객들은 다양한 니즈를 갖고 방문한다. 이는 과거보다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한식당 시장이 다양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외식시장은 분명 질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확행’과 같은 소비 패러다임으로 질적인 혜택에 더 지갑을 열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한식당들은 이러한 시점에 어떻게 더 많은 혜택으로 ‘분자 중심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출처:

남민정, 끌리는 식당의 이유, PUBLY (2017)

로버트 B. 세틀, 패멀라 L. 알렉, 소비의 심리학, 반니 (2003)

양윤, 소비자 심리학, 학지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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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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