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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더쿠] 용산역 맛집이 된 콘셉트 장인들의 노하우

이한별
2023-05-03
조회수 1068

[브랜더쿠] 용산역 맛집이 된 콘셉트 장인들의 노하우


용산역 주변에서 식사 약속을 잡는다면 어디로 향해야 할까? 과거 같으면 역과 연결된 복합 쇼핑센터 '용산 아이파크몰'이 최적의 선택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MZ세대는 용산역을 빠져나와 길을 건너 '용리단길'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삼각지역 방면으로 형성된 이 거리에는 이색적인 맛집이 즐비하기 때문, 주말마다 젊은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인기 맛집들은 최대 100여 팀까지 웨이팅이 불어날 정도다. 



F&B 교육 커뮤니티 '인사이트플랫폼'의 용산 필드트립을 통해 용리단길과 용산구 1번 출구 인근 골목을 탐방했다. 두 골목의 핫플이 된 식당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특정 국가의 이미지를 메뉴와 인테리어 즉, 매장 콘셉트에 반영했다는 것. 미국식 단독 주택의 주방처럼 꾸민 공간에서 샌프란시스코 가정식을 판매하는 '쌤쌤쌤', 캠핑장 분위기가 돋보이는 미국식 버거집 '버거보이', 한옥에서 한국식 쌀국수를 선보이는 '미미옥' 대표적이다.  세 곳 모두 주말 점심시간이면 1시간 가까이 웨이팅이 이어진다.


쌤쌤쌤, 버거보이, 미미옥은 메뉴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도 매장 콘셉트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힙한 맛 잡은 콘셉트에 부합하는 메뉴를 갖췄기 때문에 매장 콘셉트를 어필할 추가 방안까지 고민해야 차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들의 노하우는 다양했다. 작은 소품에 신경 쓰고, 홀 서빙을 엄격히 관리하며 가상의 캐릭터를 개발하는 등 세부적인 요소에 주력한 것이 핵심이다.





쌤쌤쌤 : 사장이 소품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


2021년 8월 용리단길에 문을 연 '쌤쌤쌤'은 샌프란시스코 가정식 전문점이다. 이중 '샌프란시스코 가정식'이란 표현이 생소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쌤쌤쌤의 김훈 대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만의 음식 스타일이라기보단 샌프란시스코 유학 시절 그가 집에서 즐겨 먹었던 양식을 구현한 후, 샌프란시스코 가정식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실존하지 않는다고 해서 콘셉트만 우길 수 없는 노릇이기에 메뉴에 몇 가진 변주를 줬다. 일반 라자냐가 넓은 파스타 면이 겹겹이 쌓인 형태라면, 쌤쌤쌤의 라자냐는 해시 브라운도 함께 포개진 모양새다. 이외에도 바질 페스토 파스타에 수제 잠봉뵈르를 얇게 썰어 올리고, 크림 뇨끼에 바싹한 식감이 없다는 점을 간파해 호두 강정을 곁들이는 등 여러 실험을 거듭했다.


사진: 쌤쌤쌤 


쌤쌤쌤의 메뉴를 알리는 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건 '메뉴판'이다. 메뉴판에 '샌프란시스코 스타일로 만든 클래식 라자냐'라고 적은 문구가 다른 라자냐와 구분되는 비주얼과 맞물려 SNS에서 바이럴된 것. 메뉴판이 식당 콘셉트를 알리는 소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그는 지금도 메뉴판의 문구들을 공들여 기획한다. '미국 살 때 친구 할머니가 해주시던 상큼한 과일 샐러드', '쉐어하우스 이모님이 해주셨던 파스타의 맛' 등이 그 결과물이다.


11평 남짓한 매장 곳곳에서도 소품을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있을 법한 주택처럼 보이게끔 우드 톤을 더하고, 토마토소스 캔과 시리얼 박스 등을 곳곳에 비치했다. 가정식이란 방향성과 협소한 매장 규모를 감안해 오픈 키친을 택한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2~3명의 셰프가 복작대며 요리하는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고, 조리할 때 매장에 퍼지는 냄새는 손님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고급스러운 접시보단 Sam Sam Sam이 프린팅된 캐주얼 접시에 플레이팅 하는 것 또한 가정식이란 콘셉트에 충실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식당의 콘셉트를 시각화하려면 사장이 직접 전시물과 식기 등 소품 하나하나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쌤쌤쌤 


"소품 구상을 비롯한 인테리어 기획을 전문 업체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한 발상일 수 있어요. 제3자의 입장에서 창업자가 생각한 콘셉트까지 반영해 기획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사장이 직접 기획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그는 필드트립 참가자들에게 매장을 기획하기 전 충분히 레퍼런스를 탐색하길 권했다. 캘리포니아에서 경험했던 요리와 분위기 등을 반영해 쌤쌤쌤의 가닥을 잡은 것처럼 말이다. 이와 함께 매장 콘셉트를 중시하되 마진율이 높은 메뉴를 추가하는 등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부인했다. 콘셉트에만 과하게 몰입해서 대규모 리모델링, 파격적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기보단 핵심 수익원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익원이 제대로 작동하면 인테리어 소품 구매 비용을 늘리는 등 향후 매장 콘셉트를 알리는 데 더 과감히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버거보이: 햄버거 매장의 다크호스가 된 소년


아메리칸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보이'는 햄버거 매장이 아닌 '캠핑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다. 2021년 7월, 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개업한 버거보이 신용산점은 미국식 버거와 캠핑 아이템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활약했다. 두꺼운 소고기 패티와 통살 새우를 겹겹이 쌓은 Bigboy 버거, 그릴에 구운 브로콜리 등 이색적인 미국식 메뉴가 주를 이룬다. 버거보이라는 매장명은 '학창시절 보이스카웃을 가서 버거를 즐겨 먹던 미국 캠퍼들의 이야기'를 내포한다. 미국식 버거가 만연해진 국내 외식업계에서 매장을 인지시킬만한 가상의 캠핑 스토리를 더한 것.


하지만 가상의 스토리는 말 그대로 가상일 뿐 손님들에게 이를 전달할 매개체가 필요했다. 단순히 캠핑 용품만 진열하자니 햄버거 매장인데 난해하다고 평가받을 위험도 있었다. 버거보이의 타개책은 캐릭터 '니콜라스'. 매장 직원들이 기획한 소년 캐릭터로 모자를 눌러쓴 채 취미 삼아 캠핑을 즐긴다는 설정이다.


사진: 버거보이 


가장 먼저 매장 벽면에 캠핑장을 배경으로 한 니콜라스 일러스트를 부착해 손님들의 호기심을 유도했다. 주문받는 과정에서 외벽 일러스트를 봤는지 되물으며 니콜라스의 이야기를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손님들에게 니콜라스란 그저 그림일 뿐.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끼게 만들 묘수가 필요했다.


매장 한편에 '니콜라스의 방'이라고 불리는 별도 공간을 마련한 까닭이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비롯해 스티커와 마스킹 테이프 등 니콜라스의 취향이 반영된 캠핑 굿즈를 판매하는 곳이다. 주문받는 과정에서 팝업 기획의도와 굿즈들을 소개했고, 손님들 사이에선 햄버거가 나올 때까지 니콜라스의 방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공간의 한쪽 벽면을 접이식 통문으로 설계한 것도 자연스럽게 워크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봄과 가을에는 니콜라스의 방이 더욱 돋보이게끔 통문을 전체 개방한다.

 




 미미옥: 쌀국수 한 그릇처럼 따뜻한 서비스 


버거보이 바로 옆에는 필드트립의 마지막 코스인 '미미옥 신용산점'이 위치한다. 2020년 6월, 문을 연 한국식 쌀국수 전문점으로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평균 웨이팅 시간이 약 75분에 달한다. 경기도 이천 쌀로 제면한 쌀면과 고수 대신 방아잎을 넣어 토속적인 향기를 살린 한국식 쌀국수, 방아잎을 소고기와 함께 데쳐 먹는 샤브샤브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미미옥의 콘셉트는 '쌀국수 한 그릇처럼 따듯한 한옥'이다. 공실로 남은 한옥을 계약한 후, 내부 인테리어를 최대한 보존하는 범위에서 리모델링한 것도 같은 이유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바 테이블 쪽 천장과 매장을 둘러싼 통 유리창. 매장 내부의 일조량을 극대화해 손님들에게 직접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선물하기 위한 장치다. 겨울에는 샤브샤브가 끓을 때의 증기로 유리창이 뿌옇게 채워짐 따뜻한 공간감이 연출되기도 한다.

 

사진: 미미옥 


미미옥에 따르면 콘셉트의 마침표를 찍는 건 '직원들의 서비스'다. 한옥 외관과 통유리창이 시각적인 따뜻함이라면 친절한 서비스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다는 맥락이다. 예컨대 홀 직원들은 고객의 불편함을 먼저 찾아내 즉시 해결하도록 교육받는다. 오랫동안 대기한 손님이 지루하지 않도록 판매 예정인 전통주를 시식용으로 제공하거나, 메뉴가 나오기 전에 여성 손님들에게 머리끈을 건네는 식이다. 매장 한가운데 바 테이블을 마련한 것 역시 직원을 호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1인 손님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정기적으로 모든 팀원이 서비스 교육을 받고, 매장의 부정적인 후기를 체크하는 활동도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연장선이다.


"맛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어느 맛집을 가도 기본적으로 맛있잖아요.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서비스에도 한 끗 차이가 필요한 거죠. 미미옥의 매장 콘셉트와 연결되는 부분이기에 계속 공들여야 합니다."


필드트립에서 살펴본 F&B 매장들의 성공은 단순히 이국적인 비주얼을 강조한 것에 기인하지 않는다. 쌤쌤쌤이 주기적으로 소품을 교체하고 버거보이가 캐릭터의 방을 꾸미며 미미옥이 친절한 서비스를 구현했듯 특정 국가에 기반한 콘셉트를 인지시킬 방법까지 모색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빠르고 간편한 온라인 주문을 마다하고 방문하게끔 하려면 더 이상 식당은 메뉴의 완성도에만 치중해선 안 된다. 매력적인 식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공간이 주는 전체적인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용산 필드트립의 메시지다.




해당 콘텐츠는 [F&B 공간 기획 레볼루션 2기]

용산 필드트립 과정을 취재한 자료입니다.











[출처] 브랜드에 미친 덕후들의 이야기! 브랜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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