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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인사이트] 외식업 쏠림현상, 이대로 괜찮을까?

이한별
2023-11-02
조회수 1042

“요즘 핫플이 어디야?” 내가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인스타나 큐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사진을 자주 올리니, 내가 마치 맛집을 꿰고 있는 줄 아나 보다. 그리고 질문에 대답하기 전 내가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곳?,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곳?” 질문에 대답하고 나면 항상 뒤끝이 찝찔하다.


단순 취향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외식산업 성장을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거기서, 거기’를 반복하고 있는 외식업의 현 상황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다.


‘~리단길’ 복제 현상


2009년경 이태원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외식업계는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젊은 소상공인들의 특색있고 창의적인 식당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곧 이러한 골목길 모델은 국내 외식업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후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 다양한 골목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망원동의 망리단길, 용산의 용리단길, 또 서울을 넘어 양양의 ‘양리단길‘, 경주의 ‘황리단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리단길’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용리단길 

양적성장은 질적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다. ‘소금빵’, ‘아인슈페너‘, ‘하이볼’, ‘스모어쿠키‘, ’마라탕’ 등 불과 5년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메뉴들이 어느덧 김치찌개처럼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한 메뉴가 되어버렸다. 그저 지역으로만 네이밍된 ‘~리단길’의 인스턴트적인 접근은 로컬이라는 포장지만 갖춘 채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만 인식되고 있다.


트렌드가 주는 진짜 문제

외식산업은 트렌드 확장력이 크다. 남들이 하면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단순 자영업자의 나태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외식업에서만큼은 남들이 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이 시장의 도태다. 그렇기에, 외식업에서의 ’복사 + 붙여넣기‘는 오히려 그들의 생존본능이다. 단순 확장력이 좋은 것만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외식업 소비 트렌드의 진짜 문제는 짧은 소비기한이다.


뭐 좀 하려고 하면 트렌드가 순식간에 뒤집어진다. 어제는 약과, 내일은 탕후루, 이런 식이다. 이런 트렌드를 부추기는 미디어들의 부채질 역시 한몫한다. 유행할 것 같은 ‘아이템‘이 뜨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보가 귀해진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치고 빠질’ 자본이 중요해진다. 결국 외식업의 ’자본 양극화‘는 더욱 심화한다. 외식산업은 트렌드라는 명분으로 계속된 헛바퀴 질을 하고 있다.


‘외식업의 법칙‘

자본이 우선시되고 중요해진 외식업은 창업과 운영에 있어 ‘성공법칙’을 만든다. 젊은 에너지와 개성으로 똘똘 뭉친 초기 골목상권의 에너지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비슷한 메뉴, 맛, 공간, 심지어 폰트까지. 취향이 사라지는 외식업에 필요한 것은 본질적 개성이 아니라, 법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자극‘이다.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이냐? 라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하지만 본질적인 개성과 단순 자극은 지속성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흰쌀밥과 쓰디쓴 소주의 지속성은 화려한 자극이 아니라 덤덤한 본질적 개성에 있다. 본질적 개성은 문화를 통해 성장하고 강력한 자극은 자본을 통해 성장한다. 추구하는 것은 모두가 다를 수 있으나 나는 흰쌀밥이 좋다.


성장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지금의 현상이 대중화의 길이고, 산업의 성장이다. 하지만 ‘성장’만을 추구하는 산업의 지속성은 어떨까? 나는 외식산업의 ’성숙’을 이야기하려 한다. 성숙은 결국 본질적인 개성, 즉 다채로움을 추구하고, 화려함보단 올바름을 강조한다.


외식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소비자의 트래픽이다. 세상의 어떤 비즈니스도 음식점만큼 많은 고객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드나들게 만들 수 없다. 그렇기에 음식점 개개인의 본질적 개성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소비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취향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선택의 이유를 만든다. 소비에 이유가 생기는 것, 그것이 성숙한 소비, 성숙한 외식업이라 생각한다. 소비자의 선택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아니 ‘서술형’이어야 한다. 결정에 대한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자본가들에 의해 좌우되는 객관적인 핫플, 맛집이 아니라 주관적인 맛집이 많아져야 한다. 산업의 성숙은 아이러니하지만, 소비자들이 만든다.


사람이 북적이는 경동시장 스타벅스

지역의 특성을 잘 나타낸 사례 (대천에 위치한 갱스커피)

지역의 가능성

지역소멸 문제가 점점 심화한다. 각 지자체와 정부는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유명 ‘f&b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단순 반짝이는 관심을 끄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이겠지만, 조금 더 심오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핫‘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결국 서울의 아류가 될 것이다. 앞서 말한 ‘본질적 개성’, 우리만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잘하는 것, 또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본질적 개성의 핵심이다. 작지만 뾰족한 타게팅으로 ‘유일’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외식업의 역할은 단순히 맛집이 아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더욱 생기있게 만들어야 한다. 각 지역의 소비자들을 처음 맞이하고 안내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이다. 숨 쉬는 공간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뜨거워지기 위해가 아니라 매력적으로 되기 위해 말이다.

 


필자: 김대영 인사이트플랫폼 매니저

기고: 마시자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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