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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인사이트 칼럼 Vol.10] 융복합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범주화

2020-03-06
조회수 2249

융복합 세상

지난글에서 F&B 산업에 나타난 여러 형태의 융복합형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은 이러한융복합 상품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것들이 복잡하게 융합된 상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스마트폰은 전화기, 사진기, 인터넷, 게임기, 녹음기 등 여러 기능이 합쳐진 말그대로 ‘스마트’한 기기이다. 산업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융복합 현상이 따라온다. 멀티플레이어, 멀티기능, 멀티 사회이다.


융복합화가 가속화될수록 수많은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된다. A, B, C, D, E ……의 특성과 ㄱ, ㄴ, ㄷ, ㄹ,…… 특성을 조합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도출된다. 그런데, 융합이란, A와 B가 결합되면 A+B가 아니라 ‘C라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페브리즈라는 상품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어떤 사람들은 공기청정제라고 인식하고 어떤 이들은 섬유세제라고 생각했다. 섬유탈취제라는 상품이 그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융복합’ 상품의 경우에, 기업은 이 상품을 무엇이라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게 친숙한 섬유탈취제도 과거에는 생소한 상품이었다> / 사진: 중앙일보


단순한 결합은 융합이 아닌 것이다. A와 B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가 발생하여 기존보다 더 좋은 가치가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팔린다. 그런데 문제는, C라는 좋은 상품이 나왔는데, C라는 건 세상에 없던 상품이었기 때문에 C라고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가 없다. 심지어 C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기업 당사자도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은 결국 AB라고 단순히 열거식으로 다 보여주기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 

카테고리, 즉, 상품의 범주는 그 상품이 무엇에 쓰이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정답은 본문 안에!> / 이미지: 남민정 강연자료 (사진: 쿠차)


십여년전 한 홈쇼핑에서는 인기 없던 비누 제품을 ‘페이셜 케어’로 바꾸어 팩의 기능으로 홍보한 다음 그 해의 최고인기 상품으로 등극하였다. TV 홈쇼핑 경험이 없던 내가 최초로 구매한 상품이었을 정도니까! 비누라고 했을 때는 별로 흥미도 없었고 상품이 비싸게 느껴졌는데, 팩이라고 하니 왠지 좋아 보이고 전혀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범주의 효과이다.


모든 특성들을 다 열거하여 A, B, C, D….라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은 그것들을 다 받아들이지 못한다. 구구절절 나열한다 하더라도 소비자는 그 중 하나의 카테고리로 브랜드를 단정 지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인간의 기억용량의 한계로 인하여 본능적으로 하나의 카테고리만 우선 인식하려 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할 1차 범주를 선택해야 한다> / 이미지: 남민정 강연자료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을 강조할 것이냐', 즉, 소비자와 주요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1차 범주를 선정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여러가지가 복합된 유형 중 무엇을 강조하고 명명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인식과 마케팅 효과는 아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범주화(categorization) 효과라고 한다.


범주화 효과는 외식상품에서도 나타날까? 이를 검증하기 위해 나는 2013년 당시에는 꽤나 생소했던 형태인 한식과 퀵서비스가 결합된 가상의 상품을 대상으로 실험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와 같이, 한식인데 퀵서비스 형태로 파는 새로운 상품을 뭣부터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 ‘한식’을 먼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 ‘퀵서비스’를 강조해야 할까?


<한식퀵서비스 상품의 범주화 실험연구> / 이미지: 남민정 강연자료 

당시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에서는 ‘한식’을 강조할 때보다, ‘퀵서비스’이라고 커뮤니케이션 하였을 때 더 호감을 보였다. 이것이 바로 범주화의 효과이다. 이처럼 20대 학생들에게는 퀵서비스 유형이 효과적인데, 대학가에서 한식 유형을 강조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반응이 영 신통치 않을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융복합형 상품에서는 1차 카테고리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인 컨셉 개발과 포지셔닝을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빕스가 스테이크하우스를 택한 이유

VIPS라는 우리나라의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를 누구나 알 것이다. 빕스는 “어떠한 레스토랑일까요?”라는 질문에 당신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패밀리레스토랑 이미지 안녕~ 스테이크하우스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빕스> / 사진: 빕스 홈페이지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런칭부터 함께해 온 내 연령대의 소비자들은 아마도 그렇게 답할 것이다. 그러나 빕스는 몇 해 전부터 “스테이크하우스”로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빕스가 '샐러드 바 중심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스테이크 하우스'로 이름을 바꾼 것 역시 바로 범주화 효과를 위한 전략이라 해석할 수 있다. 외식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소비자 니즈에 맞추어 메뉴의 전문성이 흐릿해 보이는 '패밀리 레스토랑' 범주를 버리고, 보다 전문성 있어 보이는 '스테이크 하우스' 범주를 채택해 커뮤니케이션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할 범주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의 범주 = 상품의 필요성 

<최초의 스마트 기기였던 PDA> / 사진: 위키백과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 PDA personal digital assistant 라는 기기가 있었다. 휴대폰, 통신, 컴퓨터 기능이 결합된 혁신적인 기기였지만, 몇 년 후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그 시장을 아이폰이 주도하게 되었다. PDA의 실패를 전문가들은 아이폰만큼 매끄럽지 못한 기기 성능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1차 범주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해서였을 수도 있다.


상품의 범주는 이 상품이 무엇에 필요한지, 무엇에 쓰는 건지, 즉 상품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도구이다. 그 당시 PDA 제품들은 그걸 잘 선택해서 소통했었을까? 궁금하다.

<카메라 범주를 강조하는 아이폰 11 광고> / 사진: 스프린트 


사진기능이 해마다 진화하고 있는 요즘의 스마트폰들. 요즘 스마트폰 광고들을 보면 전화기가 아니라, 대체로 카메라를 1차 범주로 선택하는 것 같다. 미래에는 ‘스마트폰’이라는 일반적인 명칭도 바뀌게 될까?

무수히 다양해지는 F&B 융복합 공간들 

<편의점, 식당, 패션, 오락 등 융복합의 끝판왕 고잉메리> / 사진: 인사이트플랫폼


지난글에서 상세히 다룬 것처럼, F&B 산업 내에서도 융복합 상품들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적게는 두 가지부터 많게는 여러 가지 업종이 결합된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내추럴와인전문 태국음식점, 플라워 카페, 세탁소 카페, 와인샵 겸 레스토랑, 홍콩식 포차, 복합분식편의점 등 무수히 많아지고 있다. 아직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브랜드라면, 어떤 카테고리를 1차 범주로 정해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내추럴와인와 태국음식의 결합, 소이마오> / 사진: 인사이트플랫폼


물론, 융복합 상품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의 품질이다. 스마트폰처럼 매력적인 상품이 결국은 전세계 시장에 확산되는 것처럼!


참고문헌:

끌리는 컨셉의 법칙, 김근배, 중앙북스

남민정. "한식 QSR 의 범주화, 혁신수준 및 상황적 관여도가 방문의도에 미치는 영향." 서비스경영학회지 15.1 (2014): 67-84.


"2020.02.19.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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