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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인사이트 칼럼 Vol.27] 집으로 온 외식 메뉴: HMR의 성장

이한별
2021-11-12
조회수 14

집으로 온 외식 메뉴: HMR의 성장


올해 가을에는 친구와 가족들과 모임을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했는데, 또 조용히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집에서 각자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다니고,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하고, 가족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모여 레스토랑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시절이 언제 다시 돌아올까요?


대신, 우리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구매해서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손쉽게 해 먹은 부산 중식당의 중국냉면 밀키트> / 필자 사진  

저는 올여름 부산에서 유명한 사천식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중국냉면 밀키트’를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하여 즐겼습니다. 아무리 KTX가 빨라도 서울에서 부산 가기란 쉽진 않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발달한 HMR 상품들과 온라인 채널들을 통해 부산 맛집의 메뉴를 서울 내 집 식탁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겁니다.


HMR이 성장하는 이유


코로나로 인해 전 산업에서 커다란 변화들이 일어났지만,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서비스하던 외식업계는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핵심에 있습니다. 외식은 말그대로 집밖에서(外) 사 먹는 식사(食)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전염의 우려로 생활의 중심이 집안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식당 매장은 불안전한 공간이 되어버린 겁니다. 따라서 집밥 대신에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대체상품이 필요해진거죠.

집밥을 대체할 외부음식의 필요성은 사실 코로나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이미 배민, 쿠팡이츠 등 외식배달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았고, 마트에서 파는 국, 찌개 등 HMR 시장도 점차 성장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 성장세가 빨라진 것입니다.
* HMR: 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대체상품, 가정간편식 등으로 불린다.

일본, 미국, 영국 등 HMR이 일찍이 발달한 국가들의 HMR 발달 배경에는 공통적인 사회적 현상이 있었습니다. 첫째, 수요자의 관점에서 HMR의 발달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과 1인가구의 증가라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합니다. 엄마가 오랜 시간을 들여 가족을 위해 요리하던 시대에는 HMR같은 완조리 된 상품이 필요 없었지만, 여성도 외부에서 일을 하게 되고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HMR 초기 형태: 냉동식품인 TV 디너> 출처: Click Americana

둘째, 공급자의 관점에서 HMR의 발달은 포장, 유통 기술의 발전과 함께합니다. 식당에서 주문 후 바로 먹게 되는 외식서비스와 달리 HMR은 제조부터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 손에 가게 됩니다. 그래서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냉동 HMR이 먼저 발달했습니다. 그 넓은 미국 땅에서 냉장 상태로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리테일 매장까지 가기까지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입니다.


기폭제가 된 코로나, 폭 넓어진 HMR

이처럼 사회적인 변화와 자연스럽게 함께 발달한 HMR의 성장에서 코로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공급자 관점에서, 외식업체들은 매장에서 매출을 내는데 한계가 생기면서 짜장면과 피자의 전유물 같았던 배달 시장에 대다수의 외식업체가 배달플랫폼을 통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식당 메뉴를 HMR 상품으로 개발하게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매출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요자인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집으로 생활의 중심이 옮겨가고 집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해야는 상황이 오면서, 국민 모두에게 말그대로 가정대체식인 HMR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해졌습니다. 이렇게 공급자인 외식업체와 수요자인 소비자 양쪽 모두 HMR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유명 식당의 RMR 상품들> 출처: 인에이트

몇 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HMR이라고 하면 대기업에서 제조한 특별히 브랜드 없는 ‘소고기무국’ ‘장조림’ 등 집밥 대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국, 밥, 반찬 등 순수한 의미의 가정간편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HMR에서 더 나아가 RMR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RMR (Restaurant Meal Replacement)은 유명 맛집의 메뉴를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게끔 하는 외식메뉴 대체상품을 의미합니다.

<코로나 이후 다양해진 식사 방식> 출처: 뉴스웨이

또한, 계속되는 배달음식과 HMR 완제품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을 위해, 약간의 조리를 거치는 밀키트 상품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작년 이맘때 진행된 설문 조사 내용입니다. 현재는 배달음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 다시 직접 요리에 대한 답변이 증가함을 볼 수 있습니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 출처: 비즈니스워치

밀키트 시장은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 이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밀키트는 원재료와 소스가 준비된 형태이기 때문에 불과 5분 조리라 하더라도, 공장에서 완성된 HMR 완제품들에 비해 ‘내가 조리를 완성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코로나가 앞당긴 HMR의 발달로 이제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유형의 음식들과 유명 식당메뉴들을 여러 형태로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HMR

HMR 시장은 양적 성장과 함께 배달음식부터 완제품, 밀키트까지 그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고, 그에 따라 F&B 산업에서 외식서비스와 제조유통업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HMR 산업의 규모는 4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HMR 시장 규모. 2022년도에는 5조원 이상을 추정하고 있다> 출처: 머니투데이

인류 역사에서 전염병과 전쟁 같은 큰 사건들은 늘 역사를 바꿀 정도의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불과 일 여년 만에 크게 달라진 F&B 업계의 지형을 보면 신기합니다.

코로나. 거의 2년 가까이 우리를 떠나지 않는 이 지긋지긋한 전염병은 F&B 산업에서 포장, 유통, 온라인판매 등의 여러 기술의 발달과 함께 HMR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2년 걸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2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고 말했습니다.

다가오는 10월, 필자가 운영하는 인사이트플랫폼에서는 외식업계를 위한 HMR 개발과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육 과정인 <HMR 상품화와 유통마케팅 4기>를 네번째로 진행합니다. 작년 4월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에는, 외식업계에서 HMR이란 신문물과 같은 낯선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다릅니다. 지난 1년간 RMR 관련 강의를 진행해주신 강사님이 최근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HMR이요? 이미 레드오션이에요. 상품 많아진 거 보세요. 떡볶이 HMR만 수십가지에요.”

단순히 HMR 개발에서 나아가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각종 HMR 상품들이 광범위하게 발달하면서 HMR은 F&B 산업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한계점들도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HMR은 공장화 된 완제품이므로 식당 주방에서 직접 조리해서 제공되는 음식에 비해 맛의 구현이 어렵습니다. 또한, 밀키트의 경우는 완성되기까지 보기보다 손이 많이 가는 제품이고 각 재료들이 소포장 되어 있어서 작은 쓰레기도 많이 나옵니다.

이제 성장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참고 자료:
비즈니스워치, http://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1/04/12/0014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40113222759158
남민정 강의 자료

#HMR #밀키트 #소비트렌드 #식품산업 #외식산업

 

 

필자: 남민정 인사이트플랫폼 대표,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
인사이트플랫폼은 F&B와 관광 산업의 성장을 위한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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