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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인사이트 칼럼 Vol.6] 이 시대 소비자들이 원하는 한식당 되려면?

2020-01-15
조회수 3228

한식당 시장의 변화 ② 이 시대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한식당


한식당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전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니즈를 갖는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복잡해진 니즈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 국내 한식당이 고도화된 소비자의 니즈와 외국인관광객을 다각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쾌락적 소비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식당들은 분자(혜택)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에스닉 레스토랑의 변화와 소비자 니즈의 변화는 한식당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데 인사이트를 준다.

익숙한 낯섦: 지역음식이 전하는 새로움 

첫번째는 지역적 세분화이다. 우리나라는 작은 국가이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지역마다 각기 음식의 특색이 다르다. 그 지역에서 많이 나는 재료가 다르고 기후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식문화의 특성을 이용하면 내국인 외식소비자에게도 이색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마치 에스닉 레스토랑의 이국적인 새로움처럼.

<이색적인 음식체험을 기대하며 떠나는 여행>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때 내가 원래 거주하는 곳과는 다른 새로움을 기대한다. 그리고 여행의 중심에는 늘 지역 음식의 체험이 있다. 해외 여행이건 국내 여행이건 그러하다. 요즘 핫한 에스닉 레스토랑들은 사천, 나폴리, 하노이 등 특정한 세부도시(지역)를 표방하며 외식소비자들에게 이전보다 이색적인 즐거움을 전달하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한식당은 지역적 특색을 강하게 표방하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국내 외식산업이 포화라고는 하지만, 지역 특화음식을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에 잘 맞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식당들은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세련된 모던 한식당에서는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평양식 냉면은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한 주목을 받으며 크게 성장한 와중에, 남도 전문식당, 강원도 전문식당 등 국내 세부지역에 특화된 음식점은 서울에서 그다지 큰 주목을 못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색을 강화한 한식당은 내국인들에게 새로움과 이색적인 니즈를 만족시켜 줄 수 있다. 남도음식전문 포차인 서촌 안주마을의 뜨거운 인기는 이를 반증한다.

 

남도식 전문 주점 안주마을 / 출처: 네이버포스트 20대 라이프 스타일


기존의 남도 음식점들이 일반적인 식당(좌식인 경우도 많다)의 형태였다면, 안주마을은 다른 주점으로써 일반적인 한식당이나 주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남도 특유의 메뉴들을 제공하고 포차만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러한 차별성으로 안주마을은 예약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지역에 특화된 메뉴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내가 서울에서 제주도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 종종 방문하는 식당이 있다. 그 곳은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모던한 실내 분위기에 넓은 야외 테라스석이 있고 친절하다) 갈치회나 통갈치구이처럼 제주에 특화된 음식을 제공하는데, 제주 음식 외에 많은 메뉴를 제공함에도 많은 테이블에서 비싼 통갈치 요리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막상 먹어보면 통갈치 구이는 다른 음식들보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손님들이 그 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서울의 일상에서 먹기 힘든 이색적인 메뉴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식당의 제주통갈치 메뉴> 출처: 중앙일보 


새롭게 재해석되는 한식, 뉴코리안

둘째, 우리나라가 많이 벤치마킹하는 대표적인 외식 선진국가인 미국과 일본의 흐름을 보면 그 해답의 실마리가 보인다. 새롭게 재해석하는 고유의 음식. 미국이나 일본에서 2000년대 초부터 한참 동안 각광받던 형태가 뉴아메리칸과 뉴재패니즈이다. 몇 해 전 동경에서 방문한 미슐랭 2스타인 나리사와 Narisawa는 뉴재패니스 레스토랑으로, 고급 일본 식재료를 프렌치 방식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고유의 음식을 예술적을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나리사와>  출처: www.theworlds50best.com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은 국내에서는 접한 적이 없는 일본 로컬의 제철 식재료 향기와 예술에 가까운 담음새였다. 프렌치 방식을 곁들여 조리한 음식들이지만, 일본-프랑스가 혼합된 느낌이 아니라, 일본의 고유한 재료를 프렌치 방식으로 그리고 아름답게 풀어냈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뉴코리안을 표방한 파인다이닝 식당들이 등장하였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00년대초의 표면적이고 '뒤섞인' 듯한 느낌의 퓨전과는 분명 다른 형태이다. 과거의 퓨전 식당이 이게 당최 어디 음식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느낌이었다면, 현재의 뉴 코리안 식당들은 한식이라는 정체성에 잃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과거 전통적인 조리법과는 다른 형태로 다채로운 변주를 주고 있다. 한식이라고 고추가루와 마늘 중심이거나 삼계탕과 갈비가 전부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아름다운 한식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음식에 예술적 가치를 결합한다”

- 옥스퍼드 찰스 스펜서 교수

셋째, 한식당 시장도 점차 높아지는 심미성 니즈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 품서울 노영희셰프의 송이소면은 송이를 곱게 채썰어 면과 같은 형태로 즐기는 음식이다. 송이인데 얇고 길게 내어진 모습이 마치 소면 같다. 고급스러운 그릇에 곱게 담겨진 송이요리의 모습이 새롭고도 귀하게 느껴진다.

  

<품서울 노영희 셰프의 음식과 그릇> 출처: 매일경제 / 메뉴판닷컴 / 인사이트플랫폼>


품서울은 대기업이나 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 외에 개인이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한식당 중 유일하게 십년 넘게 버틴 곳이다.


"드라마만 봐도 기업인·정치인이 모이면 와인 마시고 스테이크 썰거나 일식을 먹어요. 한식 먹는 그림은 웬만하면 안 나오죠. 한 그릇 만원만 넘어도 뭐라 하는 게 한식인 거죠…..(중략) 사계절 음식을 온전히 먹을 때 비로소 우리도 나이를 제대로 먹는다고 믿어요. 한식당은 밥만 파는 곳이 아니라고 믿어요. 우리의 계절과 풍광이 그릇에 담기는 것 아닙니까. 오롯이 우리나라의 풍취를 맛보게 해주고 싶어요."

- 조선일보, 품서울 노영희 셰프 인터뷰


그렇게 어려운 한식 파인다인 시장에서 이 곳이 개인 식당임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노영희 셰프의 푸드 스타일링과 기물에 대한 깊은 전문성이 뒷받침하고 있어서였다. 심미성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한식에도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과거에 '한식의 세계화'는 외국인 만을 타깃으로 한 표어였다면, 이제는 그 대상이 내국인에게까지 확장돼 적용 된다. 내국인 고객들에게도 새롭게 해석한 한식 메뉴와 심미성을 갖춘 한식당에 대한 니즈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식당은 외국인과 내국인의 잡식성 파라독스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상품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외국인 고객에게는 이색적이고도 쾌적한 에스닉 식당이 되어주고, 동시에 내국인 고객에게는 새로움을 갖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한식당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남민정, 끌리는 식당의 이유, PUBLY (2017)

조선일보, 2019.01.15 ("난 밥만 팔지 않는다, 한국의 풍취도 함께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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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0. 네이버비즈니스 기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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